[정희원 기자] 건조한 날씨, 큰 일교차가 나타나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건강관리에 특별히 신경쓸 필요가 있다. 이 시기 감기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남성들은 환절기 비뇨기 질환에도 주의해야 한다. 환절기에는 비뇨기 질환 발병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남성 생식기관인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관을 압박, 배뇨장애를 유발하는 ‘전립선비대증’을 들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학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노화,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전립선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또 다른 원인으로 ‘날씨’를 꼽을 수 있다. 따듯한 주간 날씨와 반대로 야간에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갈 경우 전립선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가을철 잦은 야외 활동으로 인해 아침, 밤 사이 찬 기운에 쉽게 노출된 경우 전립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뿐만아니라 환절기 감기로 인해 복용하는 약 등이 전립선 기능 및 배뇨장애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초기 배뇨 장애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 따라서 이를 일시적인 증상으로 인식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이럴 경우 증상이 악화돼 다양한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방광 기능 변화로 발생하는 과민성 방광을 비롯해 요로감염, 소변 찌꺼기로 인한 요로결석 등이 있다. 심하면 신장 기능 저하 및 요독증도 부추긴다. 최악의 경우 신장절제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환절기에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비뇨기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전립선비대증 정밀 진단 시 환자의 과거 질병 유무, 약물 복용 상태, 전립선 관련 증상 등에 대한 전문의 1대1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 이와 함께 신체검사, 요속검사, 콩팥기능검사,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 검사, 전립선특이항원(PSA) 측정 등도 시행한다.
특히 경직장 초음파는 직장수지검사를 시행한 후 막대기 모양의 기계를 항문, 직장에 넣고 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으로 정밀 진단의 핵심 요소다. 검사 시간이 5~10분 정도로 짧고 전립선비대증 진단 결과를 즉시 알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전립선비대증 초기라면 관찰 위주의 대기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수분 섭취량 조절, 카페인 음료 섭취 지양, 규칙적인 배뇨 습관 등을 통해 전립선비대증 호전 여부를 살핀다.
전립선비대증이 중기 이후라면 약물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약물요법으로도 별다른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수술적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홀뮴(Holmium) 레이저를 활용한 홀렙(HoLEP) 수술을 꼽을 수 있다.
조정호 골드만비뇨기과 원장은 “환절기에 조기축구 및 등산 등 야외 활동을 하다가 아침, 밤 사이 추운 날씨에 노출되어 전립선 기능 약화 및 비대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낮 기온이 상승해도 보온에 철저히 신경을 쓰되 소변을 오래 참는 등 전립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습관을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