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관리자 · 날짜 2012-05-07 08:56:46
· 제목 요실금, 고민 말고 빨리 수술하자

필자의 후배 한 명이 뜬금없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선배는 전공의 때 제일 뿌듯했던 적이 언제에요?” “글쎄…”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딱히 뭐라고 꼬집어 말하기가 애매했다. 기억나는 일이야 많지만 가장 뿌듯했던 일이라… 대답을 기다리던 그 후배가 말하길, 자기는 어머니 요실금 수술을 시켜 드린 게 제일 뿌듯하다고 한다.

후배 본인이 전공의 2년 차 때 교수님께 부탁을 드려 요실금 수술을 진행해 드렸다는 것이다.

사실 그 후배 어머님은 요실금 때문에 말 못할 고통을 계속 참고, 그냥 생활하고 계셨다고 한다.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인데 산에 갔다 오면 소변이 새서 냄새가 나고, 그래서 버스를 타는 것도 주변 사람들 눈치를 많이 보셨다고 하니 말이다. 등산 중에도 가능하면 소변이 새지 않게 신경을 쓰다 보니 등산을 하러 온 건지, 소변 안 새는 훈련을 하러 온 건지 영 불편해 하셨다고 한다. 사실 후배도 어머님의 요실금 증상이 그렇게 심한 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단다. 그냥 어렴풋한 기억으로 어머님이 웃기지 말라고, 웃으면 오줌이 찔끔 샌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었는데, 어느 정도 심한 지는 모르고 있었던 거다.

사실 어머님 입장에서도 선뜻 얘기하기가 부끄러우셨을 것이다. 그나마 아들이 비뇨기과 의사로 일을 하니까 말씀을 하셨지 안 그랬으면 평생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내셨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이야 어디가 불편하면 병원에 가는 게 당연하지만, 옛날 어르신들 세대에서는 병원 가는 것도 어른들 눈치 봐야 하고, 돈 드는 일로 생각하셔서 그냥 참고 지내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니 말이다. 그 후배는 본인의 여름휴가에 맞춰서 검사를 진행하고 수술 날짜를 잡았단다. 무심한 불효자식이 간만에 효도한답시고 수술 후에 어머님 옆에서 간병도 해 드렸단다. 아들 잘 둬서 호강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민망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말이다. 참 많이도 부끄러웠단다. 아들이 비뇨기과 의사인데… 다른 환자들은 그렇게 잘 치료해 주면서, 정작 가장 가까이 계신 분은 몸이 어떠신 지, 어디가 불편하신지도 모르고 살아왔으니 말이다.

어머님은 수술하고 다음 날 일찍 퇴원하셨는데 별로 아파하지도 않으셨더란다. 일주일 후에 상처가 잘 아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시는 말씀이 “세상에 이렇게나 좋은걸.” 연방 함박웃음이시다. 김치통을 들어도, 웃어도, 산에 갔다 와도 이제 소변이 새지가 않으니 너무너무 행복하시단다. “우리 아들, 진작에 좀 수술시켜주지”하시며 귀여운 투정도 부리시고 말이다. 후배는 참 면목이 없더란다. 진짜로 진작에 시켜 드릴걸. 속으로만 자책하며 말이다.

요실금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경우를 일컫는다. 흔히 여성들에게 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후배의 어머님처럼 수술로 호전되는 경우의 요실금은 대부분 복압성 요실금이다. 복압성 요실금이란 배에 압력이 올라갔을 때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등) 소변이 새는 증상을 말한다. 보통 여성에게 흔한데, 여성에게 복압성 요실금이 흔하게 생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출산이다.

출산할 때 자연분만을 한 경우 골반 근육들이 많은 손상을 입게 되고 이런 손상이 반복되면 요도를 지지하는 구조들이 약해져 복압성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 방법의 발달로 인해 놀라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말이다.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필자도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정작 나도 내 소중한 사람들을 너무 소홀히 대하고 있던 건 아닌지 말이다. 아내나 어머니에게 불편한 건 없으신지 조심스레 물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뜬금없이 왜 그러냐는 핀잔을 듣겠지만 말이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